경희대학교 교육혁신사업단

독립심화학습/ 정경대학 행정학과 양준혁, 최기훈 

연구동기

본 연구는 전공수업에서 발아한 의문을 스스로 해결하고, 강의실 밖 현장에서 배움을 찾으려는 행정학도들에 의해 기획되었습니다. 행정학은 정부조직과 인사, 재무 등 공공부문의 운영원리와 정책과정 등을 다루는 종합적이고 실용적인 학문입니다. 저희는 수동적인 학습자에서 벗어나 문제의식을 심화하고 지식을 응용하여 현장에서 시사점을 발견하고자 본 연구를 기획하였습니다. 저희는 대학생 청년의 근로빈곤 문제에 대한 진지한 문제의식에 기초하여 정책담론의 활성화를 위한 기반작업을 수행하고자 했습니다. 불안정노동자-대학생이 누구이며, 어떠한 삶을 살고 있고, 그것이 왜 문제적 현상인지 설득력 있는 서사를 구성하기 위해 현장성있는 자료를 수집하고 체계적으로 자료를 분석하였습니다. 연구진으로는 양준혁 학우가 선행연구와 정책사례의 조사분석 및 연구성과물의 가공의 책임을 맡고 최기훈 학우가 질적사례연구의 기획, 자료 코딩을 주로 담당하였습니다. 복지정책 전문가인 행정학과 신동면 교수님이 지도를 맡아주셨습니다.

연구결과

본 연구는 공개모집과 선발과정을 거친 11명의 연구참여자를 연구진이 직접 만나 심층인터뷰를 수행하였습니다. 연구 참여자 전원은 대학교 학부생이며 학비와 생활비용을 스스로 마련하기 위해 불안정 노동에 상시적으로 종사하고 있었습니다. 이들의 삶은 세 가지의 중요 특성으로 파악되었습니다. 세 가지의 특성은 ‘경제적 실태’, ‘불안정성의 일상화’, ‘정책대상에서 배제’로 구성되는데, 첫 번째 특성인 ‘경제적 실태’는 빈곤대학생은 불안정노동을 통해 학비와 생활비를 충당하며 저임금 단순 서비스직, 복수의 일자리를 병행하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두 번째 특성인 ‘불안정성의 일상화’는 노동과 수입의 불안정성이 삶의 불안정성으로 전이되며, 빈곤 대학생이 일상적으로 불안정성을 체감하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정책대상에서 배제’는 일하는 대학생’의 생활여건을 고려하지 못한 정책으로 인해 정책의 사각지대에 놓여있음을 의미합니다.

연구함의

사례연구를 토대로 본 연구에서는 다음과 같은 정책적 함의를 제시하였습니다. 첫째, 주거비, 생활비 등 대학생의 실질적 생활 부담을 줄여주는 정책이 필요합니다. 둘째, 이러한 정책에는 조건 없는 보편주의적 접근이 요구됩니다. 셋째, 대학생의 노동자성 인정과 정책대상의 확대가 필요합니다. 넷째, 취업준비 및 자기계발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 결과적으로 본 연구는 대학생들의 삶과 정책에서의 배제에 대한 심도 있는 이해를 바탕으로 청년 정책의 발전을 위한 새로운 관점과 기초자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함의를 가집니다.

한편, 본 연구는 전공 수업에서 던지는 질문에 연장선을 그리는 시도이거나, 교수님 연구실의 풍부한 자원에 기대어 그린 습작이 아닙니다. 공통된 문제의식을 가진 행정학도가 모여 스스로 연구를 구체화하고, 실현을 위해 펀딩을 구하며, 정책적 시사점을 제시한 완전히 독립적인 프로세스였다고 자부합니다. 본 연구는 학습과 새로운 지식의 생산이었지만, 한편으로는 자조(自助)의 실천이기도 했습니다. 연구자 또한 학비와 생활비 충당을 위해 불안정노동자와 대학생의 중첩된 신분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사례연구를 통해 구축하고자 했던 서사는 이 시대의 청년들을 위한 것임과 동시에 우리 자신의 문제를 공식적인 정책영역으로 상정하고자 하는 분투의 시도라는 점에서 또 다른 함의를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느낀 점 및 제안

독립심화학습 고도화 사업과 함께 본 연구를 수행하면서 대학의 의미와 역할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대학(大學)은 그것이 의미하는 것처럼 양질의 강의와 성실한 학습자, 큰 배움이 있는 곳입니다. 그러나 대학에서의 배움은 일방향적 전달이 아니라 인간의 가치를 고양하고 사회를 더 나은 곳으로 만드는, 학문공동체로서의 동행에서 진정한 의미로 피어날 수 있음을 배웠습니다. 연구를 기획하고 수행한 저희 곁에는 연구를 지원한 학교와, 아낌없는 조언을 해주신 교수님, 다수 동료 학부생들의 조력이 있었습니다. 이 작은 공간을 통해서나마 대학혁신지원사업 관계자분들을 비롯한 모든 분들게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심장 소리가 들리는 학습과 실천을 이어가고, 눈물자국이 나있는 치열한 고민의 흔적을 학내 구성원과 공유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본 연구의 수행과정에 대해 양해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독립적인 학습활동을 지원한다는 취지를 훼손하지 않으면서, 기획했던 연구를 수행하기 위해 다양한 기관과 협력했습니다. 제출된 성과물에 사사한 것처럼 경희대학교 ‘2019 학부생 연구 지원사업’과 경기연구원 ‘도도한 연구 공모전’의 연구지원과 멘토링을 받았습니다. 따라서 본 독립심화학습 고도화 사업에 제출된 성과물은 타 사업과 동일한 연구과정에서 산출된 성과물로서 내용을 공유하고 있습니다.